집이란

집 구석 Story 2015. 4. 12. 22:48 |




누구나 젊은 시절에는 집에 대해 관심을 갖기 어렵다. 아주 어린 시절이 아니라 밖으로 나돌아 다니기 시작하는 청소년기 이후의 젊은이들에게 있어서 집이란 밤이 되면 돌아와야 하는 곳일 게다. 그곳은 정확히 말해서 나의 집이 아니라 부모님의 집이며, 통제와 규율의 집합체일 뿐이다. 심지어 신혼집을 꾸밀 때에도 마찬가지다. 허둥지둥 집을 구하고, 신혼집이라는 패턴이 있는 살림살이를 꾸며야 하기에, 나만의 삶과 생활이 녹아들어가기 힘들다. 
일상성의 발명가 알랭 드 보통은 『행복의 건축』 앞부분에서 집의 의미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집이란 공허를 즐기는 표시가 나타나는 곳이며, 식견을 갖춘 증인으로 성장하는 곳이며, 물리적일 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성소가 되는 곳이라고. 
집은 정체성의 수호자였다. 오랜 세월에 걸쳐 그 소유자들은 밖으로 떠돌던 시절을 끝내고 돌아와 주위를 둘러보며 자신이 누구인지 기억했다. 


– 알랭드 보통





Posted by '양평집' @YPZ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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